중앙 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호소합니다.
저희 김동기 미카엘 신부님 좀 도와주십시오.(대구교구)
저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러시아어 공부를 하고 있는 프란치스코라고 합니다.
저는 9월 20일에 알마티에 왔습니다.
알마티에 와서 현지 한인일보에 한국 신부님이 주일 미사를 집전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한국에 있을 땐 성당엘 열심히 다니진 않았지만 외국에서 한국 신부님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주일날 길을 물어물어 버스를 타고 성당엘 찾아 갔습니다.
성당 위치는 알마티 시내 외곽에 싸이란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 있으며 우리나라의 옛날 70년대 시골을 연상시켰습니다.
성당 마당에 들어서니 마치 성당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시골집만이 넓은 마당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성당 건물은 우리나라 시골 공소보다도 더 초라해 보였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희 김동기 미카엘 신부님이 13년 전 부임해 오실 때 폴란드 신부님들이 알마티 주교좌성당을 지어 이전하면서 주고가신 성당이라고만 들었습니다.
먼저 카자흐스탄을 소개하겠습니다. 중앙아시아 (CIS) 에 위치하고 북으로는 러시아, 동으로는 키르키스탄, 남으로는 우즈벡스탄으로 둘러 쌓여있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죠.
수도는 아스타나이고 알마티는 경제수도라고나 할까요. 면적은 남한의 27배이고 인구는 1,500만 명이며 세계 5대 산유국으로써 자원은 풍부하지만 빈부격차가 많이 나는 나라이고 나중에 제가 소개하겠지만 시골 공소를 방문 했을 때 너무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나자로바에프 대통령이 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할 때부터 일인 독재체제로 군립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공무원들의 부패로 썩을 대로 썩었으며 국민들만 고생하는 그런 나라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성당 안에 들어서니 현지인(러시아,카작,고려인) 대여섯 명이 신부님의 교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전 처음엔 신자수가 너무 적어 실망 했습니다.
신부님은 미사를 러시아어로 집전 하실 뿐만 아니라 교리도 러시아어로 말씀하시고 계셨습니다.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무척 부러웠습니다.
10시에 교리를 시작하여 교리를 한 시간 삼십분 가량 한 후에 미사가 끝나면 보통 한시 반을 넘겼습니다.
사실 신부님은 현지인(특히 고려인)을 상대로 사목활동을 하러 오신거지 저희 교민들을 위해서 오신 건 아니 였습니다.
신부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길 하느님께서 당신을 이곳으로 보내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본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폴란드 신부님이 계신 알마티 주교좌성당이 있습니다.
한국 성당에서 많은 현지인들이 신부님한테 세례를 받았지만 거의 큰 성당(주교좌성당)으로 미사를 다닌답니다.
주교좌성당은 폴란드에서 많은 지원을 받아 현지인들한테 점심식사도 대접하고 형편이 좋아 보였습니다.
신부님도 예전에는 현지인들에게 밥도 대접하고 하였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연세도 있고 건강도 많이 안 좋아져 음식도 거의 매일 거르시다 보니 몸이 많이 쇠약해 지셨습니다.
또 주교좌성당에 한국 수도회 수사님이 두 분 나와 계신데 교민들이 아마 수사님들 때문에 몇몇이 그쪽으로 미사를 보러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교민들도 꾀 많은 신자가 있을법한데 성당이 너무 좁고 보잘 것 없으니 냉담 자가 더 많은 듯합니다. 아직까지 화장실도 재래식화장실입니다.
주교좌성당은 신자수도 많고 문론 현지인들도 많지만 아직 언어가 되지 않아 성사는 볼 수 없는 상황 이었습니다.
이런 열약한 상황에서 신부님께 성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희로선 무척 다행스럽고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신부님께서 13년 동안 카자흐스탄에서 사목 활동을 하신 것을 보고 너무나도 감동받고 존경스러웠습니다.
무려 17곳 군데의 공소를 매일 거르시지 않고 버스를 타고 200킬로 밖에 떨어져 있는 오지를 365일 비가 오나 눈이오나 찾아다니시며 하느님의 말씀을 몸소 전파하신 것입니다.
더러는 독일계 카작인 들도 있지만 신부님은 인종을 불문하시고 당신 건강도 돌보시지 않고 오로지 카자흐스탄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시위해 돌아다니셨던 것입니다.
공소 17곳 중 겨우 4곳만 신부님을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그럼 다녀온 공소를 소개할까 합니다.
11월 9일날 알마티에서 180km 떨어진 “박박띠”라는 지명의 공소를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도매시장으로 가서 장을 보았습니다. 공소 방문 시 마다 400~500불 정도의 경비가 소요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초코파이, 설탕, 공책, 볼펜 등을 사서 차에 가득 실고 2시가 넘어서 출발하여 저녁 6시경 도착하였습니다. 평상시에는 하루 한번 있는 버스를 타고 가셔서, 다음날 아침에 한번 있는 버스를 타고 알마티로 되돌아오신다고 합니다.
신자들을 모으고 신부님의 교리로 시작하여 미사가 끝나며 11시가 넘었습니다.
미사 후 교우들에게 설탕과 초코파이, 공책과 볼펜 등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저녁도 드시지 못하셔서 달리는 차안에서 빵과 우유로 식사를 대신하셨습니다. 저도 같이
끼니를 때우다 달리는 차안에서 식사를 하는 바람에 체해서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후 알마티에 도착하니 새벽 한시가 넘었습니다.
신자 수는 30여명 정도이고 작은 집을 사서 공소로 쓰고 있습니다.
캅차카이 호수를 지나 한 시간 정도 더 갑니다.
박박띠보다 더 먼 공소도 두 군데나 더 있습니다.
바가나스 : 250km , 신자수 : 30 여명
아르트코 : 270km , 신자수 : 30 여명
11월 12일 날에는 알마티에서 100여km 떨어져 있는 “제트켄”(구 이름:니콜라이)이라는 공소엘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한 시간 정도 밖에 안 걸렸습니다.
이 공소는 17곳 공소 중에서 가장 활발한 공소였습니다.
공소 터도 넓고 일반 카자흐스탄 전통가옥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수돗물도 안 나오고 환경은 열약하지만 공소 회장님(고려인 아줌마)이 열성적으로 일하시며 신자수도 제일 많이 모였습니다.
현지에 도착하여 밀가루 25kg 네 포와 설탕 5kg 네 포를 사서 차에 실고 가정방문을 하였습니다. (설탕은 가게에서 킬로 단위로 덜어서 팔고 밀가루 한포는 1,500탱게 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2,000원 정도 함) 집에 도착하여 방안에 들어서니 사람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엌도 없고 방안에 침대하나와 나오지도 않을 것 같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그리고 가스렌지를 대신하는 이 나라 전통 뻬치카(석탄 난로)가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석탄살 돈이 없어 나무를 잘라다가 불을 지핀다고 들었습니다.
신부님의 강복이 끝나고 밀가루와 설탕 한 포대를 내려놓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척 무거웠습니다. 이렇게 네 집의 가정방문을 마치고 공소에 돌아오니 해는 어느새 지고 컴컴한 밤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소안에서는 신자들의 러시아어로 묵주기도 소리가 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40여명 어른 10여명 총 52명이 작은 공소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며 신부님께서 13년 동안 헛되이 안 사심을 증명이라도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맑은 목소리에서 묵주 기도소리를 들었을 때 여러분들도 상상해보십시오.
미사가 끝나니 9시를 넘었습니다.
공소회장님께서 아이들을 위하여 만찬을 준비해놓으셨습니다.
만찬이라고도 할 것도 없지만 아이들한테는 소중한 한 끼에 충분하였습니다.
빵, 가지나물 무침, 당근무침, 국수비빔 등으로 아이들은 저녁을 맛있게 먹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신부님의 눈에는 흐뭇해하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오니 11시가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내일 주일 미사는 신부님과 상의해서 싱글디(구.알마티 코르즈)라는 공소에 가서 야외미사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자매님들이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안토니오 형제님께서 버스를 내주시어 승용차 두 대와 함께 신부님을 포함하여 22명이 가기로 하였습니다.
주일날 아침 10시에 성당에 모여 못가는 현지인들을 위하여 신부님께서 미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12시가 되어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알마티를 벗어나니 저 멀리 지평선이 펼쳐져있고 들녘이 끝이 없어보였습니다.
오늘 가는 “싱글디”는 신자수도 적고 공소도 없이 가정집에서 미사를 드리곤 하셨답니다.
가는 길에 잠시 캅차카이 시장에 들려 신자들에게 나누어줄 치즈, 과일들을 샀습니다.
싱글디에 도착하니 3시가 다 되어갔습니다.
고려인들이 신부님과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신자들을 모이라고 하자 한 고려인 아줌마께서 말하길 얼마 전에 개신교에서 이곳까지 선교활동을 나와 천주교신자들이 모두 그쪽으로 몰려갔다고 하였습니다.
너무 없고 가난하고 굶주리다보니 아랑곳하지 않고 개신교 쪽으로 등을 돌린 것입니다.
신부님께서 몸이 불편하여 한국에 5개월 정도 안식년을 하고 9월 달에 들어오셨는데 소문인 즉은 신부님께서 다시는 알마티에 안 오신다고 말이 와전됐던 것입니다.
그래도 대여섯 명이 미사를 보러왔고 저희와 함께 미사를 집전할 수 있었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 저희가 준비해간 헌옷들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4시가 넘어서야 점심 식사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준비해간 삼겹살을 구어서 동네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우리도 모처럼만에 삼겹살로 배를 채웠습니다.
저녁식사 후 6시가 다되어 우리는 싱글디를 또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오는 길에 신부님께서 주일 저녁미사를 집전하시는 또 다른 공소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이곳은 알마티에서 아주 가까운 공소로 (차로 30분 거리) 신부님께서 주일마다 저녁미사를 집전해 주시기 때문에 공소에 들어서니 역시 러시아어로 묵주기도가 드리워지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묵주기도가 끝난 후 신부님만 남겨놓은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많은 공소를 신부님 혼자서 관리한다는 자체도 무리지만 당신은 그 오랜 세월동안 다니셨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싶었습니다.
과연 이런 오지를 자원해서 오실 신부님이 한국에 몇 분이나 계실지요?
말 안통하지요, 음식 입에 안 맞지요, 그러나 당신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사신 것입니다.
저희 알마티 교우들의 작은 소원은 이렇습니다.
저희 신부님을 보좌해줄 수 있는 신부님을 한분 보내주시고 작은 성당하나 봉헌 해주십사 하는거죠.
신축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있는 성당 개축이라도 해서 화장실도 현대식으로 고치고 깨끗하게 단장해서 다른 데로 갔던 신자들 다시 돌아 올수만 있게만 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힘으로 이루어지리라고 믿습니다.
저희 신부님이 알마티를 떠나시면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 갈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미지도 상당히 실추되리라 믿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지리적으로나 미래를 보더라도 종교의 불모지에 틀림없습니다.
그 예로 한국에서 개신교들이 알마티 시내에만 300곳이 진출해 있고 큰 교회는 신도수가 3000명이 넘는 곳도 여려군데 있습니다.
한국 성당하나 제대로 없이 초라하니 한국 신자들도 외면하는 것입니다.
성당 보고 하느님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현지 교민들 중에는 성당이 너무 초라하다고 냉담하는 교우들이 더러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저희 교우들은 오늘도 작은 바램이 이루어지길 기도하며 저희 본당이 카자흐스탄, 아니 중앙아시아에서 초석이 되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 바입니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국 알마티에서 프란치스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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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unggang80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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