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성당에서 너무나 천진스럽게 뛰어놀면서 자란 것이 지금은 이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습니다. 우리 여형제는 모두가 성당 밑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가가자 때되면 하나씩 영세를 받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성당에 간지도 모르겠고! 그냥 어릴 적에 영세를 다 받았습니다.
저녁먹으면 당연히 성당으로 갔었지요. 그리고는 숨바꼭질로 그 넓은 성당을 구석구석 헤매면서 뛰어놀았습니다.
미사 시작 종이 땡땡땡~~~ 울려오면 성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떨어진 양말 뒷꿈치가 부끄러워 발을 엉덩이 밑에 꼬아 감추고 앉아서 미사를 드렸지요
늦은 봄에는 자두 주워먹고!.
운이 좋은 날은 우물가에 물 먹으러 갔다가 잘 익은 자두 한알! 그것도 반은 벌레 먹은 놈 한알이 걸리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초여름에는 사목실 옆 대나무 숲 입구에 살구 나무는 어떠하고요. 고놈의 노란 살구 한알!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좀 더 많이 떨어지지요. 아이! 입에 군침이 도네요.
200년이 넘은 감나무!
지금도 앙상하게 마르고 허리 굽은 시골 할머니모양이지만!
엄마 말씀에 의하면 저희집 고조부 적에 그 감나무는 우리집 부엌문 뒤쪽 우물가였다고 하셨습니다. 거슬러 말씀드린다면 옛날에는 우리집 감나무였던것이지요.
가을이면 그 감나무 아래 떨어지는 감홍시 주워먹으려고 새벽같이 대나무 숲을 기어들어갔습니다. 잘 익은 감홍시를 누가 주워갈까봐 새벽 어스름을 타고 성당에 갔었지요.
날이면 날마다 성당이 놀이터이고 수녀님의 교리로 가르침을 받고!
어린 시절에 유일하게 설날에 용돈얻을 수 있는 곳이 정신부님(아마 독일신부님일것입니다.)께 설새배가는 것이었습니다. 설날이라고 설빔 한 벌 얻어입지 못하는 가난한 시절에 10원짜리 두 세개 얻었던 걸로 기억이 되네요. 그 돈 얻으려고 신부님께 세배간 기억이 생생합니다.
가실성당!
당시엔 정말 구역도 넓고 교우도 많았습니다.
성당이 꽉 차서 미어터지는 성탄과 부활절이었습니다.
지천면인가? 고개 넘어 왕방마을(대전 못이 있던곳)! 성주군과 달성군 하빈면까지 넓은 공소를 가지고 있었지요. 성탄절이 되면 그곳의 낯선 분들이 모두 본당에 오면 공소 친구들과 함께 성탄절에 과자 얻어먹었던 기억은 얼마나 아련히 그리운지요.
1968년도에 영세사진에 보면 여러곳의 공소 친구들도 함께 있지요. 지금도 그 친구들 얼굴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아! 그리운 가실성당이여!
유서 깊은 가실 성당 동네안에 점쟁이 한분이 있었습니다.
그 집에 가서 친구들이 부처님 얼굴에 로선을 바른 짖궂은 순옥이!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지요!
그 무당의 자녀분이 지금은 영세받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더라구요.
주님과 성모님 치맛자락 아래서 살다보니 그런 은총을 모두가 누리나 싶었어요.
가실성당!
이름을 정말 잘 봐꾸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내 고향 가실 마을!
기왕이면 왜관이라는 지명도 좀 바꾸면 안될까!
우리 현익현 바로톨로메오 신부님! 좀 안될까요?
왜관이라는 일제식 명칭! 정말 듣기 싫고 느낌도 싫는데 왜 고치지 않고 그냥 있는지!
칠곡군 사람들! 아무렇지도 않은 지명인가요?
신부님! 가실로 성당 이름을 바꾸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고향 성당을 오래오래 지켜주세요. 옛날 그대로 지켜주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감사해요.
신부님! 주님과 성모님의 충실한 사도로서 모든 분들께 존경받으시는 모습! 정말 좋아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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